그리고 나.
카테고리
포토로그
이사


꽤 지난 일이지만 이사하고(9월) 인터넷을 설치했다...(10월)
오늘 전화하면 내일 설치하러 와주는 한국과 비교하면서 땅을 치는 짓은 안하기로 했다.
아직까지도 이사허락이 안내려오는 현청을 욕하는 것도 그만두기로 했다.
처음부터 제대로된 집을 줬으면 20만엔 들여서 이사할 필요도 없을텐데 내돈! 하면서
분개하는 것도 이제 그만.내일은 담당자한테 열쇠를 넘겨주고 끝낼 것이다.



힘들게 발품팔아 찾은 새집은 평범한 1K 이다.
지은지 9년된 독신자 전용 맨션.
미야자키역까지는 걸어서 20분정도 걸리는데, 학교방문 이외에는 역을 이용할 일이 없으니 상관없고
오히려 미야자키교통센터로 빠지는 길목인데다가 현립병원 앞이라서 버스가 많이 다닌다.
큰 대로 옆이라 좀 시끄러운게 단점. 




내가 내세운 조건은 딱 3가지 였다.
지은지 15년 이내, 양실(플로어링)일 것, 현청까지 자전거로 20분 이내~
완벽했다. 게다가 벌레가 들어올만한 구석이 없고(욕실 창문 같은) 생길 원인(다다미)도 없다.
장마철에 다다미에 습기차서 생기는 벌레로 고민할 필요가 없는것이다.




안타까운건 가스렌지가 1개에 부엌이 좁다는 것.
예전 아파트는 혼자 살기에는 부엌이 이상하게 넓었다. 방 한개 크기...
넓어서 좋았어!라고 해야하지만 벌레 많은 부엌, 넓어봤자 소용없다ㅠ_ㅠ

오른쪽은 오시이레가 아니고 양식 벽장 스타일이라 깔끔,깨끗.

그냥 평범한 집인데... 여기서 사는데 왜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야했으며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걸까.


신나는 이야기.남자친구한테 이사 선물로 팔뚝만한 큐피인형을 받았다♥ (뜯어냈다)



이젠 집에서 커피 마시면서 DVD도 볼 수 있어...ㅠ_ㅠ
저번 집에서는 커피든 뭐든 벌레가 날아들어와서 맘편히 음식을 먹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사온지 얼마 안되서, 안 올줄 알았던 태풍이 들이쳤다.
타이완을 한번 뒤집어 엎고, 오키나와를 지나서 미야자키까지 와 버린것.
미야자키는 매년 여러번의 태풍이 온다고 다들 익숙한 듯이 말하는데 나는 너무너무 무서웠다.
농담으로 "태풍 심하면 출근 안해도 되는거야?우와~" 이런말을 했던게 너무 후회스러웠다.

이 날, 퇴근하는 길에 우산이 부러져서 우산살에 긁혀서 손목에서 피나고
들고 있던 서류들이 죄다 비바람에 날라가서 눈물에 눈물..눈물..
창문에는 테이프 붙여놓고 욕조에는 물 받아놓고 냉장고에는 비상식량을 사다 넣었다.
밤에는 윙윙 거리는 소리에 창문이 깨질까 봐 잠도 못자고...


그게 태풍 14호였는데...서울에선 경험한 적이 없는 태풍이라 목숨을 걸고 동영상을 찍었다;;


마치 연출한 것처럼 구급차가 지나갔다.
다행히 14호는 "귀여운 정도" 라서 하루만에 끝이 났다.

내년에도 이정도에서 끝내주렴...




by toromi- | 2008/10/04 11:26 | daily | 트랙백 | 덧글(1)
이상한 아저씨 한명


수요일 밤, 미국 교류원 패트릭씨가 술한잔 하자고 메일을 돌렸기에
딱 한시간만 마시자!(며 두시간 마셨지만) 현청 근처에 있는 호텔1층 레스토랑에 모였다.
호텔치고는 안주는 저렴하게 6-700엔대에 맥주, 글래스 와인 등등

추운듯 안추운듯 아슬아슬한 바람을 맞아가며 야외테라스에서 마시면서 떠들고 있는데,
패트릭 뒷쪽의 인도에 왠 이상한 아저씨가 이상한 복장으로 얼쩡거리는 것을 발견.
하얀 민소매 셔츠에 짧은 핫팬츠에(마라톤 복장 비슷)
숱없는 대머리에 하얀 고무 머리띠 같은 것을 두르고
혼자 뛰어다니는건지 경보운동을 하는건지 고개도 흔들면서 하여튼 이상한 낌새.
이동네는 저런 노인이 많으니 그냥 넘겨버렸는데,

한 2분쯤 지나니 갑자기 패트릭이 내 뒷쪽을 보면서 손을 흔드는 것이다.
뒤돌아보니 아까 그 이상한 아저씨가 있는게 아닌가!!!!
당연히 패트릭은 "미국인"이니까 길가는 사람에게도 손 흔들 수 있지, 암~ 하며 슬쩍 물어보았다.

"아는 사람이야?"
"응.지사."
"응?"


지사!



내가 꺼려했던 그이상한 아저씨는 미야자키현 지사였던 것이다...
저녁 운동을 하고 있었던 듯. 아니면 조만간에 있을 마라톤 대회 연습을 하고 있었을지도...
알아챘으면 술이라도 권할걸~이러면서 여자직원 셋이서 어떻게든 아는척하려고;
"
お疲れ様です~"
를 외치면서 보냈다.

나도 가끔 통역(한건 아니지만) 곁다리로 지사실 자주 찾아갔잖아요.
나도 좀 알아봐주지.이상한 아저씨로 신고할 뻔 했잖아. 나도 금발로 염색할까...

맨날 양복입은 딱딱한 모습(카메라가 앞에서는 밝으나)만 봐서 그런지
저렇게 동네아저씨처럼 하고 다니면 정말 아무도 못알아보는구나.

저번에 갔던 머리 참 못자르던 미용실 아가씨가
"저는 미야자키에서 태어났는데 지사를 한번도 못봤어요~" 이러면서 아쉬워하던데,
아니에요. 사실 어느 날 당신옆을 지나갔을지도...








그리고...
by toromi- | 2008/10/03 17:04 | daily | 트랙백 | 덧글(5)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


최근 등록된 덧글
이글루 링크

skin by 이글루스